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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주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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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맑은 새벽, 잠에서 깨어
몹시 허름한 부엌에 서서

나의 기쁨을 재료로하여,
나의 슬픔을 불어넣고,
나의 아픔을 우려내고,
나의 기억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꺼내어 양념처럼 탁탁 뿌려대고,
나의 행복을 숭덩숭덩 썰어 넣고,
나의 추억을 깨어지지 않게 퐁당퐁당 빠뜨린 후,
나의 열정으로 조리하여,
나의 이성으로 은근하게 식혀내고,
나의 정성이라는 그릇에 담아,
나의 감동으로 예쁘게 장식을 하여,

갈곳을 잃어 방황하는 이에게 계단을 선물하는 심정으로,
삶이 고된 이에게 나무를 선물하는 심정으로,
오만한 이에게 그림자를 선물하는 심정으로,
눈이 먼 이에게 침대를 선물하는 심정으로,
정상에 다다른 이에게 구름을 선물하는 심정으로,

내가 가질수 있는 가장 예쁜 마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 나의 요리를 선물하는 심정으로,

한장 한장 읽어내려갔던 책.





이 책은 이렇게만 소개하고 싶다.






Posted by 강 주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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