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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Night, and Good Luck

강 주 희 2011. 7. 29. 01:39



 1950년대 매카시즘이 미국 전역을 휩쓸던 시기, 권력에 대한 언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이다.
조지클루니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당시의 사회상을 특별한 기교없이 사실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영화는 흑백영화인데, (생각해보니 자전거 도둑 이후로는 흑백영화는 처음본 것이니, 아주 오랫만에 본 흑백 영화였다.) 이는 도입부부터 내가 그 사실에 주목해서 영화를 집중해서 보게끔하였고, 영화가 마칠때 쯤에는 흑백영화로 찍어낸 감독의 선택이 참 적절했다고 생각했다.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이지만 내가 그렇게 느낀 이유는 두가지였다.
첫째로는 흑백화면을 통해 보다 객관성에 집중하여 사실위주로 감정이 흘러가도록 유도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미국 역사의 암흑기라고 말할수 있는 매카시즘이 지배하던 당시를 흑백화면을 통해 이를 은유적으로 표현한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영화가 미국의 매카시즘이라는 역사적 상황을 다루고 있다보니 배경지식이 어느정도는 필요한 영화이다. 하지만 객관적, 역사적 사실들은 인터넷이나 도서관에서 조금만 찾아보면 나오기때문에 나는 그런 것에 관한 내용은 포스팅 하지않고 나의 개인적인 느낌과 감상만을 쓰겠다.]

 이 영화를 보며 내내 나는 한가지 생각을 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재미있는 사실 이면서도 한편으로 속이 쓰린것도 사실이다. 언론의 영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막대하며, 그 영향은 우매한 대중과 사회의 사상을 제멋대로 요리할수 있음은 물론, 역사 조차도 뒤바꿔 놓을수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대중들은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식견을 가져야 하며, 언론인은 무거운 사명감을 가지지 않으면 안될것이다. 

 우리가 매카시즘에 대하여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유는 이것은 우리나라와 동떨어진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판 매카시즘은 한국 현대사에서도 공공연하게 계속 이어져 왔을 뿐만 아니라, 그 잔재는 현재와도 밀접하게 관련을 맺어오고 있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아직도 냉전의 유산(형식적이든, 정신적이든)이 채 가시지 않은것이 사실이고, 집권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도덕한 정치집단이 이 사회에 아직까지도 넘쳐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의 매카시즘은 정치 권력자들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에 이용되어 수많은 희생자들을 낳기도 했다. (혹시 검색을 통해 제 블로그에 들어오신 분들 중에서, 이 부분이 궁금하신 분은 '분단 한국의 매카시즘'이라는 책을 참고하세요.) 

아무튼 정리하자면,. 매카시즘은 절대화된 권력이 현대사회에서 언론을 통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조작이 얼마나 위력을 가질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며, 또한 그 사례들은 절대 권력이 집요하게 벌인 여론조작의 방법과 수단, 언론통제 매커니즘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언론과 권력과의 갈등관계를 부각시켜서 보여줌으로써 언론의 책임과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애드워드 머로는 방송 말미에 매번 같은 끝인사를 한다. 바로 이 영화의 제목, "Good Night, and Good Luck"이다.
이는 미국 역사의 암흑기-매카시즘-,
그 시기에 살고 있던, (혹은 그 시기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내재된 불안한 심리를 위한 위로의 한 마디가 아니었을까.


머로의 서슬퍼런 눈빛이 떠오른다-
Good Night, and Good Luck.